학교와 스포츠 사회화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전체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 행동양식 및 태도를 반영, 전달해 주는 중요한 사회체계의 일부이며, 아동기 및 청소년기의 스포츠 경험은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성격 특성과 태도를 결정해 주는 중요한 사회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가 초기 학교교육에 도입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포츠가 교육목표 성취에 가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스포츠가 교육의 일환으로서 학교제도 내에 정착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05년 횡성기독청년회 주최의 체조경기를 효시로 하여 대교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1970년대 들어 각급 학교의 팽창과 더불어 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로 인해 대교경기가 급속히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교경기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은 이것이 처음에 교육제도 내에 유입될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포츠를 통해 학생들이 신체적 건강을 향상하고 바람직한 시민정신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점차 대교경기에 대한 학교의 경영자, 코치, 학부모 등과 같은 성인들의 간섭이 높아지면서 대교경기 내에는 갖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1) 초등학교

스포츠 사회화 과정에 있어서 초등학교는 별로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이 단계에서는 가족, 이웃, 동년배 집단, 지역사회의 자생적 스포츠 집단 등이 주요한 사회화 주관자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러한 점은 스포츠가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주요한 교과과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별로 놀라운 사실이 아닙니다. 간혹 예외적인 경우로는 사립학교를 들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정 수준의 스포츠 참가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2) 중,고등학교

중, 고등학교 수준에서의 스포츠는 청년기 하위문화의 일부가 되어 학교 경영자 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매우 가치있는 활동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스포츠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와 중요타자에게 빈번히 노출되어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교내 운동부를 통해 스포츠 참가에 대한 흥미가 자극, 강화됨과 아울러 애교심과 소속감이 촉진되기도 합니다. 역할사회화의 측면에서 보면 초등학교 시절에 경험하지 못했던 특정 스포츠에 대한 역할학습은 주로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루어진다. 예컨대 하키, 럭비, 복싱, 골프 등과 같은 비인기 종목의 경우가 여기에 속하며 특히 대부분의 육상선수들은 육상을 중요한 과외활동으로 인식하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3) 대학교

대학 수준에서 스포츠 사회화 과정은 거의 대부분 엘리트 운동선수들만이 경험한다. 이미 일정한 수준으로 사회화되어 있는 운동선수가 최고 수준의 스포츠 즉 실업팀이나 프로팀 혹은 국제대회나 올림픽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완벽에 가까운 가치, 기능, 지식 등을 획득하는 단계가 바로 이 시기이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의 운동부와 교양체육은 고등학교 시기와 거의 마찬가지로 일반 학생들을 스포츠 간접 참가자로 사회화시킨다. 실제로 운동에 광적인 사람은 전통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가 재학하고 있는 학교 출신이 많으며, 이와 같은 학교는 개인의 미래 여가활동 내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론적으로 가족이나 동년배 집단과 함께 학교는 스포츠 역할의 사회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영향력 있는 기관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다른 사회체계와 마찬가지로 사회화 과정 내에서 학교의 역할은 스포츠 종목, 스포츠 내에서의 역할, 성, 생애주기 등에 따라 상이합니다.

 

4) 스포츠와 학업 성취

학업 성취와 스포츠 간의 관계는 사회, 문화적인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운동선수가 일반 학생에 비하여 학업성취가 높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지만 이와 상반된 결과가 보고됨으로써 당분간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스포츠 참가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은 그 관계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인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 운동선수에게는 성적이 후하게 부여된다.

2. 스포츠에서 획득하는 가치는 학업에 전이된다.

3. 우수한 신체적 능력은 정신수행 능력을 향상한다.

4. 운동선수는 유능한 학생이라는 위치를 지키기 위해 좋은 점수를 획득하려고 한층 열심히 공부한다.

 

스포츠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를 분석한 초기의 연구들은 대부분 1개 학년 혹은 횡단적 연구에 그저 그 결과가 매우 단편적이었다. 그러나 아이스하키 팀에서 운동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선수와 3학년 선수들은 대상으로 한 King과 Angi의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다소 해소한 연구로서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즉 신입생의 경우는 일반학생과 비교해 성적이 비슷하였으나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학업 성취가 단순히 스포츠 참가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경기 수준 혹은 참여정도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임을 시사하여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경기 수준이 낮은 팀에 속한 운동선수는 일반 학생에 비해 성적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나 운동을 중도에서 포기한 과거 운동선수의 성적은 양호하고 또한 좀 더 직업 지향적이라는 사실을 보면 더욱 명백해진다. 결론적으로 말해 학원 스포츠가 그 교육적 적합성을 잃지 않고 학교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스포츠 프로그램을 유지한다면 스포츠는 학업 성취 면에서 매우 유익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